어느 밤.
많은 눈이 내려 녹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게 차갑고 더럽고 추적거리는 연휴의 시작인 어느 밤, 번화가에 속한 선술집에서 친구 몇 명과 술을 마셨다. 술이 어느 정도 올라오고 자리가 점점 달아오를 무렵, 선술집의 분위기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은 노이즈가 느껴졌다. 미묘하게 어긋나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 이질감의 노래. 건너편 자리에 이쁘장한 여자 둘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오토시로 나오는 삶은 완두콩과 오크라 무침에 녹색 소주병만 놓인 테이블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양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셀레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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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22.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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