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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

nbp. 2017. 3. 18. 01:29


~전략.

 

보라색 노을같이 드물게 술기운을 달고 우리는 JJ에 갔다.

코로나에 레몬조각을 껴 마시고, 아네호 데낄라에 라임과 소금을 찍어 먹으며

30분 정도 키스를 나누고 집에 바래다주고 나서야 그녀는 호텔을 가자고 했다.

왜 호감으로 바라보는 눈빛은 고양이 소리를 시각화한 듯 갸르릉, 구구구 댄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바라거나 기대하지도, 술기운에 섹스하고 싶은 마음도 없이 너무 피곤해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지만, 당혹스러운 민망을 온 얼굴로 쳐다볼 자신이 없어 차 한 잔을 마시자고 제안했다.

되바라진 무신경함의 쿨하다고 여기지 않기에 무관심한 배려가 좀 더 나은 변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룩진 짙은 파란색의 하늘을 메고 가까운 24시간 영업을 하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아쌈과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그녀는 집으로, 나는 피곤에 쩔어 눈조차 감지 못하고 아침이 오길 기다렸다.

그 후 몇 번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다.

번잡한 스침이 침전된 밤은 약간의 흥분과 소요로 팔뚝에 박힌 손톱자국처럼 얕은 외로움은 멈출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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