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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a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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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p. 2018. 12. 25. 08:46


전생의 업보가 현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종교, 혈액형별 성격 이론, 별자리, 사주 따위는 각각 엇나가지만 비슷한 카테고리의 거부감 드는 난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관성에 휩쓸려 살아가고 싶지 않은 본능에 충실해지고 싶어 마음에서 끊어버리긴 했지만, 사실 그에 대한 생각에 잠겨보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렇지만 다시 태울 수 없는 단 하나의 심지만이 꽂혀있는 육신이기에, 그렇게 덧없고 한시적 나날들과 현생의 무수한 일들에 대한 즉각적 반응이 절절한 것이기에 삶은 비로소 영속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수많은 생각과 기억, 이론과 실제, 글, 그림, 사진, 영상.

명멸해간 이를 기리는 추억, 모두가 겪은 사랑, 미움, 고통.


어쩔 수 없이 풀어진 인상과 마음의 전환, 맞장구친 서글픈 동조에는 둘만의 오래된 제례 같은 친밀한 슬픔이 담겨있다고 느껴졌다. 사랑은 무엇으로 느끼는 것이고, 이별은 무엇에 기인하여 맴돌며, 감정의 흐름과 소비는 담배를 피우고 돌아와 보니 정돈된 바의 의자처럼 되돌릴 수 없는 걸까. 


샤워하고 보습 크림 대용으로 바셀린을 바르며 몰스킨에 적어 놓은 예전 메모를 읽다가 옮겨 적었다. 이제 잠 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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