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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a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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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p. 2017. 6. 15. 22:41


관계의 합을 조율해 일을 만들고, 이해의 폭을 맞추어 진행하고, 순진한 계산을 기준 삼아 나누고 덧붙여 모두 공유하고 있다고 미약한 알콜에 기대어 자위하며 조그만 성취감을 느끼기도 최면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의 진척이 가시적으로 느껴질 때 우만한 후회에 갇힐 경우가 종종 있다.


왜 필연이 잊힐 순간적 우위를 놓치고 싶지 않을까.

왜 어차피 먹다 말 밥풀 한 톨도 손해 보고 싶지 않고 싶어 할까.

왜 눈에 뻔히 보이는 이기심으로 여포도 속지 않을 거짓으로 이용하고 싶은 걸까.

왜 나처럼 소소한 욕망으로 무장한 체 눈치채지 못할 자존심을 져버릴 수는 없는 걸까, 등등.


그동안의 수고를 무위로 돌려버리는 한이 있더라고, 싹 다 뒤집어 버리고 하나하나 지랄하고, 각자의 희생과 이기심을 무기로 오목조목 따지며 서로에게 쌍욕이라도 하고 싶지만 고지는 얼마 남지 않았고, 난 비겁하므로 ‘ show must go on.’을 마음으로 읊으며 이성과 잇닿은 욕심의 끈을 부여잡는다. 어쨌든 쇼는 계속되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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